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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510화 아직 아빠 기억해?

정아의 말을 들은 이우범의 눈에는 초조함과 걱정이 섞여 있었다. 그와 동시에 그는 약간 비난 섞인 말투로 나를 향해 말했다.

“그런 일이 있었으면서 왜 제일 먼저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어요?”

“그때 민설아 씨와 같이 있었잖아요?”

내가 오히려 그에게 되물었다.

이우범은 내 반박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듯 묵묵히 나를 쳐다보기만 하였다.

이때 정아가 나 대신 입을 열었다.

“그런 눈으로 지영이 보지 마요. 전에 난 이우범 씨가 깨끗한 사람인 줄  알고, 심지어 지영이 더러 그쪽 받아주라고 했는데, 지금 보니 그쪽도 배인호와 별 다른 거 없네요. 내가 사람을 잘못 봤네요. 역시 사람은 끼리끼리 어울리는 건데 말이죠?”

그 말을 들은 이우범의 얼굴색은 더욱 어두워졌다. 이 곳에는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없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더욱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.

“어제 저녁은 아주 중요한 일이 있었어요.”

이우범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정아를 힐끗 쳐다보았다. 그러고는 약간 망설이는듯한 눈빛을 보였지만, 곧 원래대로 다시 돌아왔고, 계속하여 이어서 내게 물었다.

“민설아가 여기 있는 거 알면서 인호한테는 안 알려준 거예요?”

“왜 배인호 씨한테 알려줘야 하죠? 그건 그 둘 일이라 저는 별로 간섭하고 싶지 않네요.”

나는 담담하게 답했다.

“그래요, 알겠어요.”

이우범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듯 하더니 고개를 돌려 큰 대문 쪽을 바라보았다.

“로아 안에 있어요? 저 로아 보고 싶어요.”

정아는 곧장 눈빛으로 나에게 물었고, 나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그녀가 이우범을 제지하지 않게 했다.

이우범의 두 아이에 대한 사랑은 거짓 하나 없이 진심이었고, 나 또한 앞으로도 그와 아이가 거리를 두게는 할 수 없을 것 같았다.

내가 한마디 했다.

“여기서 기다려요. 내가 가서 로아 안고 올게요.”

이우범은 발걸음을 멈추었다.

이윽고 나는 로아를 안은 채 밖으로 나왔고, 오늘 로아는 전보다 많이 좋아진 듯 했다.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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